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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치쥐 님
220908 중학교, 감기

絆 나 오늘 몸이 안 좋아서 학교는 쉬려고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와 오랜만에 같이 하교하기로 했는데 아쉽다.

뭐? 아픈 거야? 약은? 어디가 안 좋은데?

 

그러나 이후에 돌아오는 답장은 없어 일단 학교는 가야 하니 조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카즈토라

 

조례 시간 내내 휴대폰을 열었다 닫기를 수십 번. 얘는 심하게 아파도 내색하지 않으려 한단 말이야, 답지 않게. 곧이어 조퇴하고 학교를 빠르게 벗어나는 그 약국에 들러 대충 진통제와 다른 약을 쓸어 담고 미미의 집으로 현관 열쇠는 항상 그곳에 숨겨져있어

 

익숙하다는 듯 미미의 방문 앞으로 노크는 두 번

 

미미, 나야 많이 아파? 들어가도 돼?

…카즈토라? 지금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니야? 들어와.

 

망설임 없이 들어간 카즈토라는 침대에 누워있는 미미 옆에 앉아 손을 이마에 올려보고

 

너, 열나잖아.

응? 아… 그렇게 심한 건 아닌데…

하…

 

아픈 사람에게 딱밤을 놓을 수도 없고 결국 카즈토라는 한숨 한번 쉬며 약이 들어있는 봉지를 뒤지기 시작해

 

약 사 온 거야? 학교는 조퇴했어?

 

그러더니 일어나려는 미미.

 

虎 (아프면 가만히 있지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아) 누가 봐도 걱정해서 온 거잖아, 바보야.

     ...밥은?

아까 대충… 빵 먹었는데.

그럼 약 먼저 먹고 자고 있어.

응. 고마워 카즈토라.

 

카즈토라가 자연스럽게 물을 떠다 주고 미미는 맛없는 시럽 약을 꼴깍 삼키더니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어

 

와… 이거 진짜 맛없다.

이따가 또 먹어야 해.

싫다… 그런데 여기 계속 있을 거야? 옮으면 어떡해.

바보가 걸린 감기는 안 옮아. 이제 자.

 

카즈토라는 단호하게 말한 후 잠드는 미미를 지켜봐. 잠시 후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모습에 집에 가는 건가 싶었는데 가쿠란을 벗어 내려놓더니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내는 모습.

곧이어 방바닥에 앉아 책을 읽으려 하는데,

 

虎 (아, 맞다. 하교 후에 도만 애들 만나기로 했었지.)

익숙하게 폴더폰의 타자를 두드려.

 

虎 <바지! 나 오늘 일이 생겨서 못 나간다 애들한테도 전해줘.>

<뭐?! 무슨 일인데 카즈토라! 심각한 건 아니지?!>

虎 <미미가 아파서. 열이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네.>

<알겠어! 애들한테는 내가 잘 설명해 둘게.>

 

미미와 만난 적이 있는 바지는 알겠다며 문자를 끝내고, 카즈토라는 다시 미미의 상태를 보며 책을 조금씩 읽어. 이미 미미의 방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 읽은 상태지만 가끔은 다시 읽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렇게 시간은 흘러 부스럭거리며 일어난 미미. 컨디션이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생각하곤 카즈토라는 갔나 싶어 방으로 눈을 돌리니 침대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카즈토라가 보여.

 

이런 자세는 목이 아플 텐데... 살며시 침대에 기대도록 해주려는 미미 그런데 예민한 카즈토라는 이미 그녀가 일어나는 소리에 대충 잠에서 깬 상태야. 잠긴 목소리로 미미부터 걱장하는 그.

 

몸은 어때?

아까보다 훨씬 좋아졌어. 네 덕분이야. 너는 괜찮아? 자세 불편해 보였는데.

뭐, 이정도야.

 

미미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점심은 훌쩍 지나있고...

 

점심은 먹었어? 그냥 나 깨우지.

아픈 애를 왜 깨워. 나도 중간부터 자고 있었어.

 

카즈토라는 괜히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미미는 그가 그렇게 오래 잠들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방 바닥에 책이 세 권이나 있었거든... 그래서 더욱 고마웠어.

 

그럼 조금 있다가 우리 저녁 먹을까?

그래. 약 먹는 것도 잊지 말고.

윽. 진짜 먹기 싫은데.

 

확실히 괜찮아졌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는지 카즈토라는 아까보다 안색이 좋아 보이는 미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둘은 같이 저녁을 먹고, 카즈토라는 미미가 약을 먹는 모습까지 눈에 담고 나서야 돌아갈 준비를 해.

 

오늘 정말 고마웠어 카즈토라. 나 때문에 고생했네.

너도 내가 다치면 치료해 주잖아. 학교는 내일까지 쉬는 게 어때?

음… 그건 내일 일어나 보고!

 

평소에는 누나처럼 자기를 챙겨주는 미미인데 이럴 때에는 말 안 듣는 동생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튼… 나 간다 문 잘 잠그고 일찍 자.

응! 잘 들어가 카즈토라.

 

그렇게 집으로 돌아간 카즈토라는 그제서야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잘 전달하겠다던 바지는 어디 갔는지 카즈토라가 여자애를 간호했다는 말이 도만을 넘어서 동네까지 다 퍼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관련된 문자가 한가득 쌓여있어.

 

뭐, 바지가 어떻게 전했을 지는 뻔해. 분명 친구를 간호한다고 했다가 무슨 친구냐며 질문을 받았겠지. 아마 마이키가 자기도 병문안을 가고 싶다며 졸랐을 테고... 결국 바지는 미미가 여자라서 함부로 찾아가면 안된다며 말해버렸을거야.

그 후 한바탕 난리가 났겠지?

 

하루종일 간호할 정도면 여자인 친구가 아니라 여자친구가 아니냐며 은근슬쩍 찔러보는 녀석들의 문자에 하나씩 답장하며 생각하는 카즈토라.

 

곧이어 전화가 울리고,

카즈토라 미안! 그렇게 됐다!

순간 전화 너머로 해맑게 웃는 바지에게 딱밤을 한 대 때리고 싶었던 카즈토라지만

미미는 친구니까…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딱히 없었어.

응? 무슨 생각?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 생각은 오히려 자신이 한 게 아닐까 당황스러워진 카즈토라.

 

중학교, 감기

22.09.08 트윗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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